
(서울=열린뉴스통신) 최지혜 기자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한중은 같은 바다를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항해하는 배와 같은 입장"이라며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벽란도 정신'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렸으며, 대규모 한중 기업인 행사가 개최된 것은 지난 9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고려와 송나라의 교역 거점이었던 '벽란도'를 언급하며 양국 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고려와 송나라는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고,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紙)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서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자"며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를 당부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협력을 넘어 인공지능(AI), 서비스, 문화 콘텐츠 등 미래 산업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자는 취지다.
포럼에 앞서 진행된 주요 한중 기업인 사전 간담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변화하는 통상 환경에 맞춘 새로운 협력 모델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의 관성에만 의존하면 중요한 전환점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한중 교역이 3000억 불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항로와 시장 개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소비재와 문화 콘텐츠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생활용품, 뷰티, 식품 등 소비재와 영화, 음악, 게임, 스포츠 등 문화 콘텐츠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은 제조업, 서비스업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한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가까운 이웃으로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우호적인 관계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만들어가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했다. 특히 문화·콘텐츠 협력 강화를 위해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 경제사절단은 총 161개사 416명 규모로 구성됐다.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해 힘을 실었다. 기업인으로는 런홍빈 CCPIT 회장, 후치쥔 중국석유화공그룹 회장, 랴오린 중국공상은행 회장 등 국영 기업 대표들과 리둥성 TCL과기그룹 회장, 정위췬 CATL 회장, 류융 텐센트 부회장 등 첨단산업 및 콘텐츠 분야 대표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환영사에서 "오늘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서로 신뢰하고 발전하는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한중 기업들이 왕성한 협력과 깊이 있는 교류로 신흥 분야의 협력 잠재력을 깊이 발굴하자"고 화답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이날 포럼에서 서로의 관심 분야와 협력 사업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