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열린뉴스통신) 김한빈 기자 = 작업자 1명이 숨진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가 어처구니없는 설계 오류와 현장의 총체적 부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2일 오전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신안산선 5-2공구 2아치터널 붕괴사고' 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4월 11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공사 현장에서는 지하 터널 굴착 중 2아치터널 50여m 구간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상부 도로가 함몰되면서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조위 조사 결과,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은 설계사가 터널 하중을 버티는 핵심 부재인 '중앙기둥'을 연속벽체로 잘못 가정해 하중을 2.5배나 축소했다. 게다가 도면상 4m 이상이어야 할 기둥 길이를 전산 프로그램에 0.335m로 대폭 줄여 입력하는 치명적인 실수까지 저질렀다. 하지만 설계감리와 시공, 시공감리로 이어지는 수많은 검증 과정에서 이 같은 엉터리 설계값을 걸러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현장의 시공사는 1m마다 굴착면을 직접 관찰해야 하는 기본 규정을 무시하고 일부를 사진으로 대체하거나 자격 미달 기술자를 투입한 탓에 굴착 중 지반 강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단층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심지어 콘크리트 양생 전 날아오는 암편 등을 막겠다며 기둥 외곽에 부직포를 덮어둬, 붕괴 전조증상인 심각한 균열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붕괴 직전 열흘간 반드시 해야 할 일일 자체 안전점검과 정기 안전점검 역시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 특별점검에서는 발주자 승인 없이 전문건설업체에 불법 재하도급을 준 사실까지 추가로 적발됐다.
손무락 사조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하중 과소 산정 등 설계 오류와 미확인 단층대 출현, 시공 및 감리 부적정이 누적돼 복합적으로 발생한 참사"라며 "사조위가 제안한 재발방지 대책을 관계 기관이 조속히 이행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총체적 부실이 겹친 이번 사고 여파로 신안산선 개통 일정은 불가피하게 지연될 전망이다. 김현진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장은 "사고 구간 재설계안을 바탕으로 현재 지하안전영향평가를 거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실시계획 변경 승인이 이뤄지면 2028년 말 정도로 개통 시점이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토부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사고 책임자들을 엄벌할 방침이다. 향후 청문 절차 등을 거쳐 고의나 중대 과실이 인정될 경우, 건설기술진흥법 등에 따라 설계·감리사에 최대 12개월, 시공사에 최대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년 상반기 내에 내릴 계획이다.
아울러 불법 하도급과 안전관리 의무 위반 등에 대해서는 경찰과 노동부 등 수사기관에 조사 결과를 넘겨 철저한 형사처벌을 유도하기로 했다. 도심지 터널 시추조사 간격을 50m 이내로 좁히고 다중 아치터널의 3차원 안정성 해석을 의무화하는 등 국가 설계 기준도 내년 상반기까지 개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