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열린뉴스통신) 최지혜 기자 = 지난해 겨울, 전 세계를 초록빛으로 물들였던 '위키드'가 1년간의 인터미션을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 19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 '위키드: 포 굿'은 소설과 뮤지컬의 속편을 넘어, '성장'과 '선택', 그리고 ‘좋음(goodness)’이라는 가치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오즈의 세계를 끝이 아닌 완전히 확장된 새로운 세계관의 문을 연다.
전편이 너무도 다른 두 존재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엘파바'와,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글린다'가 서로를 알아보고 우정의 첫걸음을 내딛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포 굿'은 그 우정이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서로 다른 길 위에 선 두 사람의 대비로 시작된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오명을 감수하며 숨어 지내야 하는 엘파바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위장된 행복의 무게에 지쳐가는 글린다. 각자의 선택이 만든 이 균열 위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하며, 서로의 두려움과 진심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두 마녀의 우정은 한 단계 더 성숙한다. 더 이상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각자가 선택한 운명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조용히 힘이 되어주는 관계로 성장하는 것이다.
결국 포 굿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고, 서로의 진실을 지지해주는 우정의 힘을 담아낸 이야기다.
‘좋음’은 누가 정의하는가
영화는 뮤지컬 영화의 속편답게 이 작품은 압도적인 시각미와 황홀한 음악, 깊어진 감정선, 그리고 인물들의 성장을 담고있다.
파트2에서 두 주인공은 더 이상 세상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즈의 권력층은 여전히 “사람들이 원하는 건 불편한 진실이 아니다”라며 진실을 은폐하고, 대중 또한 편리한 믿음을 택한다. 그러나 엘파바와 글린다는 그 뒤틀린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신이 본 진실과 자신이 믿는 정의를 행할 책임을 자각한다. 영화 '포 굿'은 선악이 분명한 동화적 구조를 넘어서, ‘좋은 것’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전작을 넘어선 밀도와 감정의 깊이를 담고있다.
‘오즈의 마법사’와의 연결
1편에서 암시만 스쳐 지나갔던 설정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오즈의 마법사’와의 정교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곳곳에 배치된 오즈 세계관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스토리 전개 속에 녹아들어, 원작과 현재의 이야기가 맞물린다. 이런 연결을 발견해가는 과정의 재미는 숨겨진 의미들을 다시 찾기 위한 n차 관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의 신념으로 옳음을 선택하는 두 마녀의 여정은 2025년 겨울, 긴 기다림의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의 피날레를 선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