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강찬, 김동준.(제공=섬으로 간 나비)
박정원, 강찬, 김동준.(제공=섬으로 간 나비)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청춘이라면 한번 쯤 해볼 고민이 뮤지컬 ‘무인도 탈출기’에 있다.

‘무인도 탈출기’(연출 윤상원, 제작 섬으로 간 나비)는 신림동 지하창고 방에서 생활하는 갓 서른을 넘은 취업준비생과 백수의 경계 지점에 있는 봉수와 동현, 지상 1층에 거주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수아가 공모전 상금 500만 원을 타기 위해 지하 단칸방에서 연극을 만들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극중극 형태의 작품이다.

봉수, 동현, 수아의 상상력이 더해서 특별하지 않던 지하 창고가 북태평양 한가운데 무인도가 되고 그 속에서 행복과 삶의 가치를 찾아가게 해준다. 특히 이 극은 취업난과 무한 경쟁 속에서 소외감과 자책감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최근 열린뉴스통신은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뭐든 열심히 하지만 되는 일은 없는 취업준비생 ‘봉수’ 역의 배우 박정원, 강찬, 김동준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박정원.(제공=섬으로 간 나비)
박정원.(제공=섬으로 간 나비)

다음은 박정원, 강찬, 김동준과 일문일답이다.

Q. 뮤지컬 ‘무인도 탈출기’에 함께하게 된 계기는.

정원 - ‘무인도 탈출기’가 연극에서 뮤지컬로 바뀔 때 연출님께서 제안을 주셨는데 바빠서 참여를 못 했다. 최근 작품을 하기로 한 게 무산되면서 쉴 예정이었으나 ‘무인도 탈출기’에서 배우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출님께 연락을 드렸다. 저는 따뜻하고 희망적인 극을 하는 게 목이 말랐는데 때마침 이 극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주로 캐릭터 성이 강한 연기를 하다가 봉수처럼 보통의 인물을 연기는 못해봐서 도전하게 됐다.

찬 – 저는 연극 때부터 참여해서 이번이 세 번째 ‘무인도 탈출기’를 하는 것이다. 연극 때부터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결이 좋았다. 넘버에도 있듯 ‘해피엔딩이 아니면 어때’처럼 세 명의 인물이 극중극을 통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게 동시대에 사는 사람으로 공감이 됐다. 사회적으로 우울한 시기에 작품이 유쾌하니까 무인도에 온 거처럼 힐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동준 – 저는 연극만 해오다가 뮤지컬은 ‘무인도 탈출기’가 처음이다. 연출님께 연락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무섭고 내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게 좋으니 도전을 하고 싶었다. 한편 개인적인 욕심으로 팀에 폐가 될까 걱정도 됐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 성함이 김봉수이셔서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대본을 보면서 공감되는 이야기가 참 좋았고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 같아 함께하게 됐다.

이휴, 강찬.(제공=섬으로 간 나비)
이휴, 강찬.(제공=섬으로 간 나비)

Q. 내가 바라본 ‘봉수’와 가장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은.

찬 – 이 작품은 크게 나누면 극중극과 실제로 이들이 처해있는 상황이다. 제가 신경 쓴 부분으로 봉수와 동현이 살고 있는 모습이 코믹하게 다뤄지긴 하지만 봉수가 무인도에 들어갔을 때 더 행복해 보였으면 생각했다. 취업 준비로 힘든 모습과 무인도에서 행복한 모습의 낙차가 더 커야 봉수의 선택이 더 소중해 보이지 않을까. 그래서 실제 모습에서 코믹한 상황 속에서도 봉수의 찌든 현실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정원 – 저도 아직도 고민인 게 무인도 들어갔을 때와 현실에서 찌든 봉수가 있어야 하는데 자칫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류 합격에서 떨어졌다고 말하지만 가벼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떻게 진중하게 표현할까 고민 중이다. 또한 무인도에서 행복한 모습이 삶의 희망도 꿈도 없는 상황인데 너무 코믹하게 보이면 안 될 거 같다.

동준 – 많은 사람이 봉수에게 공감하는 게 저의 큰 목표이다. 봉수가 취업 준비생으로 나오지만 굳이 면접이나 취업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목표를 향해 가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봉수가 이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고 변화하는지 기대해 달라.

김동준.제공=섬으로 간 나비)
김동준.제공=섬으로 간 나비)

Q. 봉수는 수아의 어떤 모습을 보고 반하게 되나, 또 극중극을 끝냈을 때 수아에 대한 마음 상태는 어떻게 변하나.

찬 - ‘저 천사는 뭐지?’처럼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무인도의 극중극을 겪고 수아를 보는 게 달라진다. 처음에는 수아의 외모나 쾌활하고 따뜻한 말로 대하는 게 설렜다면, 전혀 예상치 못하게 자기는 꿈이 없고 하루하루 시간을 죽이면서 살고 있지만 밝게 지내는 거에 짠한 마음이 든다. 에필로그 감정은 다 다를 거 같은데 저는 수아의 내면의 모습을 보게 돼서 마음이 더 커졌다.

정원 – 봉수의 사랑이 되게 평범하다. 봉수는 첫눈에 반하고 이유 없이 좋아서 특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모습이다. 저는 오히려 에필로그에서 봉수가 수아를 친구로 남길 거라고 생각한다. 사랑보다 우정에 가까운 느낌으로 진실을 털어놓는 이성 친구가 됐다고 본다.

동준 – 저는 봉수가 밖에서 여자를 많이 만나는 요건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가장 흔하고 가깝게 보는 게 수아이며 밝고 쾌활하며 맡은 일에 열중하는 모습에 공감한 거 같다. 그리고 무인도에 들어가서 수아가 ‘밤하늘의 별’을 부를 때 더 반한다. 봉수는 현실의 힘듦을 극복하려고 하지만 수아는 자신이 꿈이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보면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같이 보인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는 수아의 모습이 멋있다.

[다음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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