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신하균 선배님은 이미 이동식이었죠"

지난 10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가 최종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 전국 6.0%, 수도권 6.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가운데 넷플릭스에서도 종영 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괴물’은 믿고 보는 배우인 신하균과 여진구를 필두로 벌어지는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로 누구 하나 연기 구멍 없는 주·조연의의 활약까지 매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진구는 엘리트 형사 한주원을 연기하며 이동식(신하균 분)과 변화무쌍한 심리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초반 이동식을 범인으로 생각한 한주원은 아버지 한기환(최진호 분)의 실체를 마주하고 절망과 죄책감에 몸부림친다.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어가지만 그런 모습을 스스로 바로잡는 선택을 하는 한주원의 모습에 ‘괴물’은 여진구의 대표작이자, 한주원은 인생 캐릭터가 됐다.

지난 13일 화상 인터뷰로 진행된 여진구와 종영 소감을 통해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 보았다.

이날 인터뷰는 종영 인터뷰의 마지막 시간으로 여진구는 “‘괴물’의 종영 인터뷰 마지막 스케줄이라 보니 이제 정말 주원이를 완벽하게 놔줘야 할 때가 된 거 같아서 아쉽다. 주원이를 준비하면서 여러분에게 보여줄 요소가 많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두렵기도 하고 떨렸는데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었냐는 질문에 그는 “주원이가 편견을 가지고 있는 모습 자체가 날카로워 보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알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 이런 사회적이지 않은 모습을 연기한 적 있나 생각할 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더라. 그래서 외향적인 부분도 신경을 쓰게 됐는데 여러모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장르물과 깊은 서사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답했다.

여진구는 ‘괴물’이 좋았던 이유로 “범인을 잡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 게 아니라 사건에 얽힌 욕망과 심리의 변화가 좋았다. 또 동식이와 주원이의 삶처럼 인물들의 스토리가 매력적이라 캐릭터가 살아 움직인다고 느꼈다. 대본의 탄탄함이 마음에 들어서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꼽았다.

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다음은 여진구와 일문일답이다.

Q, 상대 배우가 신하균 배우였다. 물론 신하균도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무색할 정도의 배우인데, 여진구의 연기 또한 밀리지 않더라. 신하균과 호흡을 맞출 거라는 걸 듣고 긴장도 했을 거 같은데.

"정말 기대가 됐다. 이동식을 어떻게 표현을 하실까 궁금했고 너무 잘하셔서 감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선배님 덕분에 주원이를 만들어내는데 큰 영향을 받았다. 신하균 선배의 이동식 덕분에 우리 ‘괴물’만의 새로운 관계성이 시청자분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신기했던 게 첫 촬영 날 다른 선배들은 이미 몇 회 촬영하고 오신 거 같았다. 저는 점점 몰입하는 편인데 하균 선배는 이미 이동식이 되어서 나타나셨더라."

Q. 신하균 못지않게 아버지 한기환 역의 최진호 배우와도 보이지 않는 신경선이 날카롭더라. 부자 관계 연기는 어땠나.

"선배님께서 톤과 억양, 분위기 등이 한기환이 정말 잘 어울리셔서 제가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촬영이 아닐 때는 실제 아들처럼 “어, 아들~”이라며 자상하고 부드럽게 대해주시다가 촬영에 들어가면 눈매가 달라지시더라. 저를 많이 믿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작품에선 사이가 좋은 부자는 아니었지만 아버지와 아들로 만나 즐거운 현장이었다."

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Q. ‘괴물’은 매회 연출이 기가 막혀서 ‘연출 맛집’이란 수식어도 있었는데 배우가 보기에 기억나는 연출과 멋있었던 장면이 있나.

"감독님에게 감사드리는 게 배우들의 연기를 신경 많이 쓰셨다. 본인이 맡기실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고 연기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고 하더라. 저에게는 주원이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선배들에게 지지 않는 점을 요구하셨는데 현장에서 연기 호흡이 재미있었고 배울 점이 많았다. 호흡 위주로 촬영을 해주셔서 꿈의 현장이 아니었나. 배우들의 역할에 어울리는 조명과 앵글도 역동적으로 움직여도 포착을 할 수 있게끔 해주셨다. 멋있었던 장면은 제 입으로 어떻게 꼽아요. (웃음) 처음으로 동식이와 제 손에 직접 수갑 채울 때도 멋있었고 취조실도 앵글에 감탄했다.

아버지가 범인이란 걸 알고 비를 맞고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정리가 안 되더라. 한주원에게는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되는 바랐던 순간이면서 아버지가 아니길 바랐을 거 같다. 그 진실을 알게 됐을 때 또 그게 혈육, 가족, 믿지 않았던 관계라고 생각했을 때 절대 고민을 하지 않았을 거 같다. 해가 지기 전부터 동선을 맞추며 리허설을 가졌는데 그때부터 마음이 어질어질 하더라. 주원이가 의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게 아니라 저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는 그런 혼란스러움을 담고 싶었다. 그때 주원이 머리 뒤로 기차가 지나가는 거로 미장센을 담아주셨는데 그게 마치 주원이의 생각이 지나가는 거처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드렸다. 이 신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진구.(제공=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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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양 사람들 눈에는 한주원이 낯선 사람일 테고, 한주원 역시 만양은 낯선 곳이다. 어울리지 못하는 듯 보여도 드라마 중반 이후부터는 한주원도 만양에 점점 스며들어 가더라.

"주원이는 만양에 처음 내려갔을 때 낯설고 말고를 신경 안 쓸 사람이다. 이미 편견을 가진 사람이고 만양에 내려간 자체가 이동식을 잡기 위해 내려간 거라 어떻게 상대하든 신경을 안 썼을 거 같다. 나를 어떻게 보든 내 목표는 하나라는 생각이었을 거다. 그리고 점점 만양에 어울리게 되는 것에 오히려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누가 봐도 점점 만양화가 되어있는데 끝까지 자기는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한주원은 이동식의 곁에서 결단력이나 행동력에 대해서 많이 배웠을 거 같고 그때 본인이 오만했다는 생각을 느끼지 않았을까."

[다음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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