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사진=최지혜 기자©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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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ONA) 김한빈, 이초록 기자 = 프로게이머 이대형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종목 전향, 해설자 도전, 스트리머, 이제는 아카데미 원장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그는 치열하고 힘들었지만 찬란했던 10대의 프로게이머 시절을 지나 이제는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20대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이자 사업가다. 

열린뉴스통신 사옥에서 프로게이머로서의 치열했던 인생과 방황, 그리고 그가 꿈꾸는 e스포츠 행정가로서의 비전을 물었다.

Q : 현재 근황은?
A : e스포츠 행사와 아마추어 대회에서 해설도 하고 대회의 기획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학원에서 프로게이머 꿈을 키우는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Q : 프로게이머가 된 이유?
A :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을 하고 싶어 홍대를 전전하던 중에 ‘게임 잘 하니까 프로게임을 해볼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음악, 글, 그림 모두 좋아하고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게이머가 되어 있었다. 프로게이머가 하고 싶어서 된 것보다는 먹고살기 위해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음악을 하면 골방에서 기타나 치고 있을 것 같지만 게임을 하면 성공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악도 그림도 글 쓰는 것도 모두 좋아하지만 정점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그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게임을 하게 되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하게 된 게 뱀의 머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어요. 그때 리그 오브 레전드(LoL)프로 제의도 같이 왔었다. 지금 와서 말하지만 그 당시에는 LoL이 이렇게 흥행할 줄도 몰랐다.

Q : 프로게이머 이대형은 어떤 선수였나?
A : 프로게이머 시절엔 거칠게 트래시 토크도 잘하고 쇼맨십에 굉장히 능하고 그 당시 수상소감을 지금 다시 보면 겸손이란 게 없었다. 소감을 말하면 ‘제가 잘해서 이겼죠. 내가 짱이니까. 내가 잘하니까. 내가 강하니까’ 이런 타입이었다. 그런 모습이 좋다는 팬도 많았지만 나댄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욕도 많이 먹었다.

지금 와서 프로게이머는 어땠다 운운하면 ‘어, 너도 그러지 못했잖아’라고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로 되게 불같았지만 그래도 팀원들한테는 정말 잘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커뮤니티에 욕설과 게임 못한다고 댓글이 달리는데 20살 어린 나이에 못 참고 고소라도 해볼까 생각도 해봤다. 그때 당시에는 인정하기 싫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못하긴 했다. (저만 못한 게 아니고 다 같이 못했다)

이대형.사진=최지혜 기자©ONA
이대형.사진=최지혜 기자©ONA

Q :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은?
A :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멘탈이라고 생각한다. 멘탈에 모든 게 포함되어 있다. 사실 실력보다도 팀원들 서로서로 굉장히 아껴주고 다독여주고 잘못된 건 짚어주되 서로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

Q : 프로게이머에게 악플이란?
A : 메이저 게이머들은 거의 연예인급의 인기를 자랑한다. 그 선수들을 기준으로 커뮤니티에서 욕을 많이 먹고 있으면 ’누구야 너 괜찮아?’ 이런 카톡이 온다. 보고 싶지 않아도 걱정이 되고 저를 위로해 주기 위해 지인이 연락한 건데 이걸 탓을 할 수는 없다. 욕먹고 있는 걸 몰랐거나 인터넷을 안 들여다보고 댓글을 안 보려고 해도 이런 상황으로 욕먹는 걸 알게 된다.

저는 선수들이나 학생들한테 게임만 하는 것보다 절대적인 가치를 찾으라고 얘기를 해요. 일단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것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나 건설적인 생각들, 좀 더 진취적으로 본인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찾는데 이게 되게 중요한데 저도 그렇고 사람들이 가끔씩 허무하고 우울할 때가 있다. 특히 선수들은 새벽까지 게임을 하기 때문에 숙소 생활을 해서 그렇지 혼자 있으면 우울할 수 있는데 그 부분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정말 절대적인 가치, 그게 타인이 되면 안 되지만 음악이나 미술, 글을 쓴다든지 그런 예술적인 가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해설자를 하게 된 이유?
A : 해설자는 일단 제가 해보고 싶은 것들 중 하나였다. 마침 해설자 자리가 한명 비었기도 하고 게임사 팀장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너 그럼 이 대회 한번 해볼래?’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객원해설을 해보니까 재미있었고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어 바로 정규해설로 발탁 되었다발음이나 발성이 마음에 안 든다고 욕도 많이 먹었다. 이왕 할 거면 완벽한 주의라서 노력을 했다.

Q : 선수와 해설자 어느 부분이 어려왔나?
A : 저는 개인적으로 선수가 더 어려웠어요. 일단 첫 번째는 개인 게임이면 모를까, 팀 게임의 경우에는 일이 하나씩 터질때 다섯명의 마음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힘들고 성적이 잘 안나왔을 때 팀원들끼리 미워할 수가 있어요. 나는 얘 때문이고, 쟤는 나 때문이고 이런 것들요. 또한 선수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어요. 하지만 힘든 만큼 선수 생활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대형.사진=최지혜 기자©ONA
이대형.사진=최지혜 기자©ONA

Q : 이대형의 꿈은?
A : 현재는 e스포츠계의 백종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제가 잘하는 분야에서는 만능이 되고 싶다. 백종원씨가 사업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길을 잘 개척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도 e스포츠 쪽에서 ‘아 거기는 쓸만하지, 그쪽은 쓸만하지’ 라는 믿고 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으면 좋겠다.

제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한다. 일을 하면서 틈틈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게 목표며 누가 말해도 이 사람은 그래도 평균 이상은 하지 이런 소리를 듣고 싶다. 실패도 겪어봤고 마이너 종목 출신에다가 리그마저 폐지되면서 삶에 대한 막막함이나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다. 

모자나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때 안경도 열 개씩 모자도 막 끼고 그랬는데도 못 떴다. 유튜브를 시작하면 화제성을 일으킬 줄 알고 노력도 했지만 구독자가 잘 안  늘었다. 유튜브를 쭉 하면 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해서 지금은 학원에 더 집중하고 싶다.

Q : 이대형이 바라보는 e스포츠 산업의 미래는?
A : 저는 e스포츠는 10년 혹은 7년 주기로 순환한다고 생각해요. 저를 기준으로 7년 전 제가 프로게이머가 됐을 때, 게이머에 대한 인식도 안좋을 뿐더러 게임은 죄악이라는 이미지였어요. 제가 프로게이머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18살인데 그 당시에 친구들이나 선생님이나 다 저한테 ‘그거해서 뭐 먹고 사냐’는 말도 충분히 들었고 ‘금방 은퇴하면 아무것도 없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도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e스포츠는 하나의 산업이고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동네 PC방이나 오락실에서 우리 동네 최강자전이었다면 이제는 게임을 더 이상 게임으로 보기에는 산업이 커졌다. 현재는 전 세계가 열광을 하고 LoL 기준으로 1군 선수들은 연봉이 최소 억대고 4대 메이저 지역 선수들의 연봉을 비교하면 한국이 제일 못받을 정도로 e스포츠 산업은 우상향 하고 있다.

야구나 축구의 경우 팬들이 ‘왜 그렇게 치냐’고 욕을 하면서도 스포츠라고 인정하는 반면 e스포츠 같은 경우는 스포츠로서 인정을 못 받는 부분이 그림자라고 생각을 한다. 놀이 문화이기 때문에 e스포츠도 스포츠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사기업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스포츠라고 부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e스포츠, 프로스포츠 모든 것들이 결국 문화산업이다. 

또한, e스포츠 선수가 프로스포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직은 좀 미약하다. 후배 선수들도 이제는 좀 더 프로의 모습을 보여줘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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