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SW 납품 비리 53억 가로챈 일당 적발…3명 구속기소
(서울=열린뉴스통신) 최지혜 기자 = 국방부 산하기관 등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SW) 납품 과정에서 내부 할인율을 조작하고 견적서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50억 원대 국가 예산과 업체 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태협)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모 SW 제조업체 전 영업대표 가모(51)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또 범죄수익 세탁에 가담한 IT 업체 관계자 등 10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가씨 등은 지난 2024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방부 산하기관 및 직할부대가 발주한 133억 원 규모의 데이터베이스(DB) 운영 SW 구매 사업과 관련해 납품 단가를 부풀려 차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SW 제조업체 A사를 속여 내부 할인율을 부정하게 높여 원가를 낮추는 한편, 발주처인 국방부 등에는 금액을 부풀린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는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은 '기술지원비' 명목으로 가장해 유령 IT 업체나 하청업체 등 10여 곳을 거쳐 세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수법으로 이들이 빼돌린 금액은 국방부 산하기관 예산 약 13억 원, A사 납품 대금 약 40억 원 등 총 53억 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이 거래 관행상 SW 기술지원비의 적정 가격 산정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이른바 '눈먼 돈'인 국가재정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범인 가씨는 2021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거래 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1억 2300여만 원을 사용한 혐의(배임수재)도 받는다. 또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국방부 직할부대 담당자에게 아내 명의의 허위 급여와 여행 경비 등 44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도 추가로 확인됐다.
검찰은 자체 첩보를 입수해 직접 수사에 착수했으며, 70대 이상의 전자기기 포렌식과 400개 이상의 계좌 추적을 통해 조직적인 자금 세탁 구조를 규명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해 범죄수익 환수 조치에 나서는 한편, 가공 거래에 관여한 업체들에 대해서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혐의로 과세 관청에 고발을 요청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국가재정범죄 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여 국민의 혈세가 범죄로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독자적인 권한을 악용해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 등록 제품에 대한 사후 가격 점검 절차 등의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