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故 김지미에 1등급 금관문화훈장 추서…영화 역사에 남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최지혜 기자 = 정부가 지난 7일 별세한 '한국 영화계의 큰 별' 고(故) 김지미 배우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충무로)에 마련된 고인의 추모 공간에서 금관문화훈장 추서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빈소를 찾아 훈장을 전달했으며, 유족 대표가 이를 대리 수훈했다. 추서식에는 배우 장미희,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 중 최고 등급이다. 이번 수훈은 1997년 보관문화훈장(3등급), 2016년 은관문화훈장(2등급)에 이은 고인의 세 번째 훈장이다. 배우로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윤여정(2021), 이정재(2022), 고 이순재에 이어 네 번째다.
고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향년 8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사인은 저혈압에 의한 쇼크로 알려졌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는 미국에서 치러졌으며, 13일 화장 절차를 끝으로 모든 장례 일정이 마무리됐다. 한국에서는 별도의 장례 대신 지난 12일부터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추모 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1940년생인 고인은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뒤 '별아 내 가슴에',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 '토지', '약속', '길소뜸'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기며 1960~70년대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특히 여성 중심 서사가 제한적이던 시절,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여성 캐릭터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룡영화상,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주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동양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수식어와 함께 당대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배우 활동 외에도 영화 행정가이자 제작자로서 큰 족적을 남겼다. '지미필름'을 설립해 '티켓', '씨받이' 등 임권택 감독의 작품을 제작하며 영화 제작 기반 확충에 나섰으며,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한국 영화 생태계 보호에 앞장섰다. 2015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문체부는 "고인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한 시대의 영화 문화를 상징하는 배우"라며 "한국 영화의 역사와 산업 전반에 남긴 지대한 공적을 기리기 위해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