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경기 모습./사진=신화통신
배구 경기 모습./사진=신화통신

(서울=열린뉴스통신) 윤정·김선규 기자 = 흥국생명 이재영과 다영이 자매가 팀 내분을 조장하다 학교폭력 폭로라는 역풍을 맞은 가운데 흥국생명배구단과 박미희 감독의 행태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분란이 예견됐음에도, 구단의 안일한 상황대처와 박미희 감독의 불합리한 팀 운영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 이다영의 공격 vs 김연경의 품격있는 대응

이다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팀 선배를 공격하면서 불화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다영은 '나잇살 좀 처먹은 게 뭔 벼슬도 아니고 좀 어리다고 막 대하면 돼?'라고 했고, '곧 터질 거야, 내가 다 터트릴 거야' 등 폭로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다영이 저격한 대상이 팀 주장인 김연경이라는 이야기가 배구 관계자들과 팬들 사이에서 파다했지만, 박 감독을 비롯해 누구도 이다영의 SNS 폭주를 막지 못했다.

쌍둥이 자매와 같이 운동했던 피해자들의 폭로로 쌍둥이 자매와 어머니가 팀을 좌지우지하고 전횡을 일삼았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김연경과 쌍둥이 자매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다영은 '괴롭힘'이라고 주장했지만, 김연경이 쌍둥이 자매의 도를 넘는 행태를 지적하다가 양측 간에 불화가 싹튼 것 아니냐는 추정이 배구인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다영이 '그만하라고 했는데도 끝까지 괴롭힌다'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볼 때, 김연경이 팀 기강 확립을 위해 쌍둥이 자매에게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월드 클래스 김연경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다영에게) 볼 배분을 잘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자매는 알아서 하니까?"라는 말로, 불편하지만 품격있는 어조로 심기를 드러냈다.

◆ 쌍둥이 자매, 미운 오리새끼…선배들, 팀 떠나고 싶어

구단에서 쌍둥이 자매는 왕따 내지는 상대하기 싫은 선후배가 됐다.

이재영이 흥국생명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당시 비교적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지만, 지난해 이다영이 현대건설에서 이적하면서 쌍둥이 자매는 팀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모든 훈련이 쌍둥이 자매에게 맞춰졌고, 김연경은 쌍둥이 자매 위주의 훈련 계획이 불합리하다고 박 감독에게 공식 항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팀에서 세터 이다영을 제외한 다른 세터 3명은 누구의 눈치(?)를 보느라 거의 훈련을 하지 않았고, 다음 시즌에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수 두 명은 이미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거나 선수 생활을 접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안하무인격 내무생활·자살 소동, 구단·감독 은폐 의혹

숙소생활에서도 쌍둥이 자매는 선후배 기강을 흔드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 참패(0대 3) 한 지난 5일 경기 후 팀을 무단이탈한 이다영은 다음 날 저녁 팀에 합류했지만,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

이다영은 살을 뺀다는 이유로 한밤중 반신욕을 하고 노래를 크게 불러 동료들의 눈총을 샀다. 팀 막내 격인 D선수를 마치 종처럼 부려먹었다는 후문도 파다하다.

게다가 구단 측은 지난 7일 0시경 일어난 이다영 숙소에서 번개탄을 피고 자살하려 한 사건을 단순 배탈이라고 축소 해명했다.

이 시간에 이다영의 숙소를 찾아간 사람은 또 다른 숙소에서 쉬고 있던 언니 이재영과 D선수 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매의 짜고치는 고스톱 소동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구단 측은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폭로 직후 선수 보호를 위해 안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가 폭력 피해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뒤늦게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카드를 내놨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간 불화를 인지한 듯, "편의점이나 외출할 때 쌍둥이 자매를 데리고 다녀라"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본지는 지난 10일 자 '유명 A배구선수, 자살소동 논란...진실은?'이라는 기사를 작성해 구단과 박 감독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고, 카톡으로 기사 내용을 보낸 뒤 사실확인을 요청했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팀 장악에 허점을 드러낸 박미희 감독의 중대결심이 있었다는 후문도 있지만, 성적내기에만 급급한 흥국생명 구단이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안일한 대응'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편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를,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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