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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린뉴스통신) 김한빈 기자 = 오는 13일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에서는 기원전 100년 전부터 수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 우리 식탁에 올랐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 소고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슬기로운 육식생활을 위한 바람직한 제안까지. 소고기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도 몰랐던 우리 땅, 우리 소 이야기

기원 전 100년 경 김해의 조개 무덤에선 소뼈가 발굴됐고, 삼국 시대에도 제사나 잔치의 주 메뉴는 소고기 구이였다. 고려 시대에는 전문 요리사와 함께 소고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요리법까지 전파한 셈이다. 소고기를 금지한 ‘우금령’에도 불구하고 조선 후기에는 연간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4kg에 달했다고 한다. 놀라운 양이 아닐 수 없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주요 수탈 자원 중 하나였던 소와 소고기를 빼앗긴 우리 민족은 소의 부속물로 끓여낸 진한 곰탕 한 그릇으로 힘을 냈다. 이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것이 ‘나주곰탕’이다. 이렇게 소고기는 수천 년 동안 우리 식탁에 오르며 우리의 역사와 함께 했다. 

사라졌던 전통 소의 금의환향, 칡소

우리가 지금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소의 종류는 몇이나 될까? 원래 우리 땅에서 자란 소의 종류는 다양했다. 최초의 수의학서 ‘신편우의방’에 의하면 우리 소는 무려 9종에 달한다고 전한다. 그러나 1938년 일제는 ‘조선우심사표준’에서 털 색깔을 통일해 적갈색만을 우리 소로 분류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한두 종류 외에 대부분의 소가 사라지게 된 시작점이다. 현재 사라진 우리 소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칡소이다. 칡덩굴 같이 짙은 갈색과 검은색 무늬를 가진 칡소는 자라면서 점점 호랑이 무늬를 띠게 된다. 게다가 호랑이와 싸워 이길 정도로 용맹했다고 한다. 어렵게 복원되어 재탄생한 칡소는 일반 한우보다 2~30% 비싼 값에 팔리며 귀한 우리 식탁, 우리 소고기로 각광받고 있다.

대한민국 1호 동물복지 한우 농장 탄생

1990년대 본격적으로 소를 비육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인의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의 한 문화인류학자가 ‘한국은 소를 120가지 부위로 먹는다’고 할 정도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소고기를 즐기는 민족이다. 더 좋은 고기, 더 맛있는 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소 사육 현장도 변화하고 있다. 전남 해남의 한우농장 만희농장은 지난 4월 국내 축산농가 최초로 ‘동물복지 1호’ 한우농장으로 인정받았다. 이곳의 한우들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유기농 사료를 먹고 사람도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마신다. 소 한 마리당 축사도 아주 넓게 제공돼 소들은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라고 있다.

또 하나의 우리 소고기, 120년 역사의 ‘육우’ 

한우가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비싼 가격에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그렇다면 육우는 어떨까? 저렴한 소고기로만 알고 있는 ‘육우’는 우리가 의외로 잘 모르지만 맛이 뛰어난 국내산 소고기이다. 육우는 1902년 프랑스인 쇼트가 들여온 홀스타인종 거세수소를 고기용으로 사육하기 시작해, 120년 동안 우리 땅에서 자라며 우리 소로 자리매김했다. 육우는 젖소인 홀스타인 종의 어린 수컷 송아지를 전문적인 사육방법으로 비육한 고기를 목적으로 한 소를 말한다. 20개월 정도로 비육기간이 짧아 가격이 저렴하고, 마블링이 적어 담백한 맛이 뛰어나 다이어트가 일상인 현대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냉장으로만 유통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높아 요리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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