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제공=EMK뮤지컬컴퍼니)
김수.(제공=EMK뮤지컬컴퍼니)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뮤지컬 ‘팬텀’이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의 귀와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올해 네 번째 시즌으로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팬텀’(제작 EMK 뮤지컬컴퍼니)이 명성답게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객을 맞고 있다.

뮤지컬 ‘팬텀’은 세계적인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대표작인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매력적인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 오페라와 클래식 발레 등 다양한 장르를 만나볼 수 있는 종합 예술의 결정판이다.

가면의 주인공 ‘팬텀’ 역에 박은태, 카이, 규현이 함께 하며, ‘팬텀’이 사랑하는 여인이자 오페라극장의 디바인 ‘크리스틴 다에’에 김소현, 임선혜, 이지혜, 김수가 무대에 오른다. ‘팬텀’ 역의 전동석은 건강상의 문제로 중도 하차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팬텀’의 네 번째 시즌에 ‘크리스틴 다에’ 역으로 데뷔를 맞이한 배우 김수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김수는 ‘팬텀’으로 데뷔한 소감으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게 실화인가? 가족한테 이거 실화냐고 자꾸 물어본 거 같다. 어려서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어 했다. 노래하고 춤추고 드라마 보며 주인공 대사를 따라 했는데, 뮤지컬을 하면 세 개를 한꺼번에 하게 된다고 해서 해보고 싶었다”며 들뜬 목소리로 전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으로 ‘팬텀’에 영상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김수는 “집 근처 연습실을 빌려서 ‘팬텀’의 넘버 ‘내 고향’을 불렀다. 영상 오디션의 장단점이 있지만 절대 제 마음에 들 때까지 찍으려면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딱 정해놓고 이 안에 찍어서 보내자고 생각했다”고 오디션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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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수와 일문일답이다.

Q.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는데, ‘팬텀’에 카이, 김소현, 임선혜 등 동문 선배들이 있어서 더 긴장되거나 떨리지 않았는지.

"떨리는 거보다 선배님들이 있어서 의지가 됐다. 모든 선배가 저랑 학번 차이가 많이 나는데 많이 가르쳐주시고 챙겨주셔서 의지하고 있다. 특히 선배들은 다른 작품 연습도 하셔야 해서 더 하실 게 많을 텐데 제가 연습할 때 여쭤보지 않아도 먼저 알려주셔서 감동이었다."

Q. 크리스틴을 연기하며 김수 배우만의 독보적인 키워드는 무엇인가.

"해맑음. 제일 뭣도 모르는 어린 크리스틴인 거 같다. ‘내가 크리스틴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할 때 접점이 많아서 분석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내가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라는 부분은 “내가 샤롯데 씨어터에?” 라고 하면 저절로 내 모습이 나오더라. 크리스틴 상황을 내 마음에 가져와서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Q. 크리스틴과 가장 비슷했던 점은 무엇인가.

"감사하는 마음인 거 같다. 크리스틴이 감사를 많이 하는데 저도 주어진 거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극에서 ‘내 고향’ 신에서도 레슨받을 줄 알고 갔는데 의상 팀으로 보내지는 거에 실망하지 않는다. 평소에 하루하루 감사의 제목을 찾으려고 한다. 오늘 감사한 점은 만나서 제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기자분들께서 저를 궁금해 해주는 게 정말 좋더라.(웃음) 인터뷰하는 이 동네도 제가 좋아하고 예전에 사진 찍으러 왔던 곳인데 여기서 인터뷰해서 좋다."

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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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명의 팬텀으로 카이, 박은태, 규현, 전동석을 만났는데 각자의 매력은.

"카이 팬텀은 엄격한 선생님이다. 음악에 대한 이상향이 뚜렷한 거 같아서 크리스틴을 엄격하게 다룬다. 굉장히 엄하게 “집중, 집중!”하면서 하는데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느낌이다. 규현 팬텀은 가장 지켜주고 싶은 느낌이 든다. 어린 에릭과 겹쳐서 보이는 게 많다. 은태 팬텀은 에릭의 비극적인 면이 가장 와 닿는 거 같다. 팬텀의 그늘과 서사가 더 많이 느껴진다. 피크닉 신에 방방 뛰다 보니 더 슬프게 와 닿는다. 동석 팬텀은 모든 신에서 가장 다정하다. 두 번밖에 못 했지만 설레는 장면을 많이 봤다. 레슨도 “날 믿어요, 잘하고 있어요”라며 다정하게 해주신다. 한 번은 팬텀이 커튼을 열고 엄마의 사진을 보는 게 있는데 이때 대사가 없다. 그런데 동석 팬텀이 커튼을 열고 애드립으로 “어머니”라고 하는데 저는 누워 있다가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다."

Q. ‘팬텀’ 팀의 SNS를 보면 서로 챙기는 게 보이던데 자랑을 하자면.

"서로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이게 최고인 거 같다. 우리 뜻과 상관없이 힘든 일이 많은데 한 번도 힘든 내색 없이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면서 팀워크가 좋은 거 같다. 무대 위에서도 모든 사람에게 의지가 되더라."

Q. 마지막 공연까지 시간은 남았지만 여태까지 한 공연 중 가장 기억나는 회차는.

"4월 28일에 은태 선배님과 한 날이었는데 커튼콜에서 많이 울었다. 데뷔한 날보다 더 많이 운 날이다. 제가 공연 반복을 하면서 디테일이나 까먹는 게 많아서 클린업하는데 은태 선배님이 오셨다. 제가 매 공연을 처음 일어난 일인 거처럼 해야 하는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거처럼 연기한다고 노트 받았다. 이때 캐스팅이 쫙 바뀌어서 은태 선배님이 주 6회를 하던 고난주간인데도 불구하고 저에게 공연 전에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저에게 여러 팁을 주셨고 그 상황에 상대방에 최대한 집중하고, 이 사람이 뭘 주는지 받아보고 느껴지는 대로 해보라는 말이었다. 2막에 배 타려고 누워있는데 “너한테 많이 줘볼게, 잘 받아봐”라고 하는데 너무 감격스러워서 대답조차 못 하겠다. 감사하다는 말도 안 나올 정도라 “네”라고 했다.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 전에 “오늘 너무 좋았다”고 하시면서 “매일매일 벽돌을 하나씩만 쌓는다고 생각하고 해나가”라고 하셨다. 이 이야기를 듣고 커튼콜 인사하러 나가는데 오늘 시점을 기점으로 많이 성장하겠다 싶어서 눈물이 많이 났다."

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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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팬텀’을 하고 있는 지금, 스스로를 칭찬해보자면.

"크리스틴을 하고 있는 김수에게 한다면 극 속의 크리스틴처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칭찬하고 싶다. 그게 조금 더딜지언정 저는 느끼고 있고, 누가 몰라주더라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그런 마음을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크리스틴에게 칭찬을 하자면 크리스틴은 매 신 선택을 해야 한다. 도망가라 할 때 도망 안 가고 도망가서도 다시 돌아가겠다는 선택을 하고, 에릭의 아픔을 보기를 선택하고 두려움을 싸워서 이기는 캐릭터다. 위기에 직면하고 반성하고 사랑하기 위한 선택이 대단하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에릭의 얼굴을 과연 보여 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

김수는 “뮤지컬 ‘팬텀’이 반 바퀴를 돌았는데 벌써 너무 아쉬워서 미치겠다. 제 성에 차지 않는데 반도 안 남은 게 너무 아쉽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뮤지컬 ‘팬텀’은 6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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