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스코어©열린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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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린뉴스통신) 김희선 기자 = 대기업 여성 등기임원이 증가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 더 많은 곳도 있었다.

지난 7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 스코어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500대 기업 중 상위 200대 상장사의 등기임원 1천441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은 65명으로 전체의 4.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9명)보다 67% 늘었다. 2019년 12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 구성을 특성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게 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인해 여성 등기 임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200대 상장사 중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 146곳에 달했다. 전체의 73%를 차치한다. 여성 임원이 늘어났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컸다.

미국은 등기임원 중 여성 대표이사 수가 19개 업종에서 11명에 달했으나 한국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한성숙 네이버 사장, 조희선 한세실업 대표 등 4명에 그쳤다.

프랑스, 독일 등도 ‘여성임원할당제’ 등을 도입하는 등 이사회의 여성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이사회의 성별 구성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30개국에서는 할당제나 자발적인 목표를 설정해 여성임원 비율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임원을 확대할 수밖에 없어 기업 내 여성임원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이사장(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이번 여성임원 증가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인한 효과로, 여성임원 비중 확대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여전히 미국 등 선진국과는 큰 격차를 보이는 만큼 법 적용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기업 자체적으로도 사내 여성임원 확대와 연계시키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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