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기와 홍콩특별행정구역의 국기 (사진=신화통신) ©열린뉴스통신
중국의 국기와 홍콩특별행정구역의 국기 (사진=신화통신) ©ONA

(서울=열린뉴스통신) 강병환 논설위원

 중국 붕괴론이 또 등장하고 있다. 담론의 이면에는 중국이 둑처럼 무너져 내리기를 기대하는 희망적인 사고가 깔려 있다. 중국 붕괴의 결말에 대해서도 어떤 정확한 그림이 일치하지 않는다. 중국 붕괴의 그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체제 변화를 의미하는 레짐체인지(regime change)다. 이는 미국이 목표로 하는 것으로서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정통성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 핵심인사들은 중국 정부와 중국공산당을 구분해서 발언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하나는 리등후이(李登輝) 모델로서 중국이 여럿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말한다. 리등후이는 『대만인의 주장』이라는 책에서 중국이 일곱 조각으로 쪼개지는 중국칠괴론을 주장했다.

단일민족국가가 붕괴할 경우는 주로 레짐체인지로 귀결되지만, 단일민족이라고 하더라도 종교문제로 인해서 분리독립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다민족국가의 경우 한 체제의 붕괴와 몰락은 여러 개의 민족국가로 분리독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체코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었고, 1991년 발칸반도의 유고슬라비아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가 차례로 분리 독립했다. 1992년에는 그나마 유고 연방에 남아있던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독립하여 구유고슬라비아는 역사에서 사라졌다. 구소련의 붕괴는 사회주의체제의 몰락과 더불어 13개의 독립 국가로 쪼개져서 CIS로 재탄생했다. 중국 근대사의 경험으로 보면, 1916년 위안스카이(袁世凱)가 죽고 난 뒤, 중국 전역이 10여 개의 군벌이 할거하는 지역으로 통치되기도 했다.

한 체제, 적어도 중국과 같은 거대한 체제의 붕괴는 한 두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다. 카(E.H Carr)의 지적처럼 여러 요인이 복합되어 진행되고, 그 가운데 결정적 요인과 부차적인 요인들이 층차를 이루어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발생시킨다. 구소련의 경우를 참작해 보면 적어도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것이 일시적으로 폭발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내부적 요인, 외부적 요인,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인의 복합성이 임계점에 이르러 동시에 폭발하는 경우다. 구소련의 붕괴는 적어도 미국과의 경쟁이 대내외적 요인을 악화시켜 결정적으로 붕괴를 초래하게 되었다. 최근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이 점차 노골화되고, 갈수록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중국의 미래가 구소련의 전례를 따르게 될지 아니면 레짐체인지로 끝나게 될지, 그도 아니면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흐지부지될지 그 귀추가 자못 주목된다.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CRNTT)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CRNTT)

중국의 미래는 대체로 ‘자전거 타기’로 비유하곤 한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두 페달을 힘껏 밟는 길뿐이다. 물론 자전거를 운전하는 사람은 중국공산당이다. 공산당도 중심을 똑바로 잡아야겠지만,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멈추게 마련이다. 페달은 바퀴를 굴러가게 하는 힘을 전달한다. 한쪽 페달은 경제발전이라는 바퀴에, 다른 쪽 페달은 민족주의라는 바퀴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하여 그동안 잠복해 있던 중국의 대내외적 위험요인이 서서히 고개를 들어 자전거가 흔들거리며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진핑(習近平)의 자전거 타기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다. 즉 중앙 영도, 이는 반드시 안정적이어야 한다.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시진핑과 리커챵(李克强)의 알력이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좀 더 두고 봐야 전모를 알 수 있다. 물론 덩샤오핑이 설계한 중공 지도부의 집단지도체제는 이미 변질되어 마오쩌둥의 시대로 회귀한 면이 있다. 압박 있는 곳에 저항 있고, 독재는 필연적인 저항을 만들게 된다. 내부적 투쟁이 없을 수가 없다. 공청단과 상하이방, 태자당과의 파벌투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의 탄력성이 기타 사회주의 국가와 비교하더라도 그렇게 낮은 경직적인 체제는 아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문화 전반에 흐르는 세간주의(世間主義)는 원칙 있는 현실주의에 부합된다. 지도부에 갈등이 있더라도,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 아니라 타협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쩌민으로 대표되는 상하이방과 후진타오로 대표되는 공청단이 타협하여 오늘날 시진핑을 등장하게 만든 이유와 비슷하다.

문제는 왼쪽 바퀴와 오른쪽 바퀴다. 한 바퀴는 민족주의이고, 다른 한 바퀴는 경제발전이다. 어쨌든 두 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야 안정적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민족주의 문제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오늘날 중국 인민은 중화주의로 충만해 있다. 최근 미국의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여론 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의 신뢰도와 시정 만족도 조사에서 중국 인민에 대한 중공의 신뢰도는 매우 높다. 아직도 중국인은 아편전쟁 이후의 굴욕적인 백 년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더는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며, 국격에 맞는 민족 존엄을 갈망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외적 도전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

실제로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 중국의 근대는 중국 인민이 맞아 죽고, 굶어 죽고, 욕먹는 싼아이(三挨-挨打,挨餓, 挨罵)에 처해 있었다. 지금도 중국인들은 제국주의적 치욕을 겪은 데는 나라가 힘이 없고 민족이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현실주의적 진단을 내리고 있다. 미래에는 두 번 다시 이런 치욕을 겪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서 사회안정, 경제성장, 국가강성이라는 중화민족의 목표를 공산당은 제시하였다. 시진핑의 중국몽은 전 세계를 공산화하는 이데올로기적인 것이 아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원래대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중국인민도 대체적으로 공산당을 인정한다.

중국 시안 신주역 화물하치장에서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신화통신/열린뉴스통신
중국 시안 신주역 화물하치장에서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신화통신/열린뉴스통신

문제는 경제성장이라는 바퀴다. 지난 40년 동안 중공은 경제발전을 제1 우선순위에 두었다. 줄곧 인민을 향해 경제적 목표치를 제시했다. 1990년부터 경제성장 목표를 매년 공포했으며, 바오치니(保七), 바오류(保六)니 하는 경제성장률의 수치 달성이 마치 정상 궤도를 달려가는 성공의 상징으로 보았다. 2012년 시진핑이 중국몽을 선포할 때에도 이러한 약속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경제환경이 급변했다. 전인대에서는 GDP 예상 성장치를 설정하지도 못했다. 이는 1990년대 이래로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코로나로 중단된 공장 재가동은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1970년대 이래 최대의 위축을 보인다.

장쩌민 시기 중국공산당은 ‘두 개의 백 년’이란 과업을 설정했다. 중국공산당 창당 백 주년인 2021년까지는 전반적인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전면소강사회건설’을, 건국 백 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는 부강, 민주, 문명, 조화의 현대화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상정하고 있다. 이를 후진타오를 거쳐 시진핑이 이어받고 있다. 올해 2020년은 두 개의 백 년 중, 첫 번째 백년, 즉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을 마무리 짓는 결정적인 1년이다. 일인당 소득을 만 달러 정도로 올리고, 민중의 생활 수준과 품질을 크게 높이며, 빈곤 타파를 마무리 짓는 해다. 하지만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 19 때문이다. 이번 역병으로 중국공산당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경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미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국제적인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왜냐면 내부의 경제적 위기는 중국의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최대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중국에 있어서 외적 요인은 내적 요인보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잘 극복한 편이다. 중국은 19개국과 육지와 바다를 맞대고 있다. 주변국 10개국과는 아직도 영토 분쟁이 남아있다. 신장 독립파, 티베트 독립파, 홍콩, 대만을 비롯하여 만주 독립파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방대하고 다원적이고 모순이 중첩된 국가를 운영하고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중국의 정치지도자에게는 극한 도전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70년간 중국은 크고 작은 전쟁에 참여했거나 전쟁을 일으켰다. 미국과는 직간접적으로 한국전쟁(항미원조)과 인도차이나반도의 베트남전쟁(항미원월)에서 무력충돌했다. 1959년에는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1962년에는 인도와 전쟁을 치렀고, 올 6월에는 국경분쟁이 재발 되었다. 1969년에는 우수리강의 하중도(河中島)인 쩐바오 섬(珍寶島, 다만스키 섬) 소유권을 둘러싸고 중국이 먼저 소련을 공격했다. 이 충돌은 사회주의 진영에서도 이익이 이념보다 앞선다는 진리를 증명했다. 중·소 분쟁은 닉슨의 대중 전략을 조정하게 했다. 1979년에는 자칭 베트남에 따끔한 교훈을 주기 위한 ‘징벌 전쟁’도 일으켰다. 이렇듯 중국의 전쟁발동에는 소국과 대국을 가리지 않았다.

중국의 오성홍기(우)와 미국의 성조기(좌) (사진=신화통신) ©열린뉴스통신
중국의 오성홍기(우)와 미국의 성조기(좌) (사진=신화통신) ©ONA

이에 반해 미국은 중국과 너무나 판이하다. 미국의 양옆으로는 태평양, 대서양이라는 넓은 대양의 물고기뿐이고, 북으로는 문화와 가치가 동일한 선량한 캐나다가, 남으로는 힘을 못 쓰는 멕시코가 있을 뿐이다. 중국의 사정은 이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주변의 안정이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 어쨌든 중국이 1979년 이후 개혁개방으로 나오고 난 뒤부터는 이렇다 할 큰 무력충돌은 없었다.

아직은 내적・외적 요인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중국공산당의 리더십 특히 시진핑의 일인 독재 리더십이 어떻게 잠재해 있는 대내외적 요인들에 대하여 리더십을 발휘하는가에 달려 있다. 중국 붕괴는 내적분열이 독립변수이고 외적 요인은 종속변수라는 사실이다. 청나라 말기의 부패로 인해서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중국침탈이 가능해졌으며, 국·공 분열이 일본 제국주의의 만주침략으로 나타났다. 즉 내부적인 변수에 의해 촉발되고 외부적인 요인이 이를 마무리하는 역사에서 중국의 붕괴를 짐작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위험이 단순히 외부에서 오는 경우 특히 미국 주도의 반중국 합종전선(合縱戰線)이 그 진원지일 경우 중국 민족주의의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아편전쟁 이후 쓰라린 치욕스러운 역사를 중국 사회주의 근대화의 내적 동력으로 삼아온 중국공산당으로서는, 이를 내적인 단결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오히려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이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중국정부 홈페이지)
(사진=중국정부 홈페이지)

리등후이(李登輝) 전(前) 대만 총통은 베이징이 싫어하는 모든 것을 갖춘 인물이다. 그는 중국에서 건너온 백 년 정당인 중국국민당의 대만화를 시도했고, 대만에 있는 중화민국을 대륙에 있는 중국과는 다른 국가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만 내부의 중국적인 요소를 없애는 탈중국화 노선을 걸었다. 노골적인 친일적 사관을 견지했으며, 대만인 위주의 대만 본토화를 진행했다. 그런 그가 종교처럼 믿는 것이 하나 있었다. 중국이 붕괴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올해 96세인 그는 지금도 믿고 있을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이 중국과 수교하고 북방으로 달려갈 때, 오히려 그는 중국이 망할 것이라고 진단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바랬던 중국붕괴론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의 예상을 벗어나 중국은 세계 두 번째 경제체가 되었다. 리등후이는 이미 양치기 소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공이 무너진다는 믿음은 아직 깨지지 않은 듯하다. 리등후이 뿐만 아니라 중국 붕괴에 대한 믿음은 지금도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저명한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샴보(David Shambaugh) 조차도 2015년에 ‘다가오는 중국의 붕괴’라는 글을 통해 중국 붕괴를 예고해 놓았다.

적지 않은 중국 붕괴론자들의 희망과는 별도로 치더라도, 중국의 현실 역시 그렇게 녹녹하지가 않다. 중국에 불리한 잠재적 요인들이 복합적이고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주된 원인은 덩샤오핑의 유훈 즉 100년 동안 미국에 대들지 말라고 하는 도광양회를 저버리고 중국몽이라는 발톱을 너무 빨리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것이 신종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중국 붕괴설을 대두시키게 된 것이다. 신냉전에 버금가는 미국과의 대국 경쟁,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경제 문제, 최근 들어서는 싼샤 댐도 무너질지 모르는 홍수 재해를 겪고 있다. 홍콩 문제와 인도와의 국경분쟁도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전인대에서 통과시킨 홍콩보안법의 여파로 인해서 양안관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대중 압박 합종책과 이를 벗어나려는 중국의 연횡책이 불꽃을 튀기며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의 붕괴로까지 이어지느냐에는 회의적이다.

중국에 대한 이해는 미국을 연구하는 것처럼 깊이 있게 분석하기는 어렵다. 당국체제의 속성 때문이며, 북한도 마찬가지다. 공산당과 노동당의 블랙박스를 전문가들이 쉽게 열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문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북한을 진단하듯이, 중국에 대해서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의 분석이 난무한다. 김정은의 유고설도 있었지만 장쩌민 유고설, 후진타오 유고설, 심지어 시진핑 변고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보았다. 한국에는 중국 붕괴론을 신봉하는 사람이 꽤 있다. 주로 학자, 전문가, 언론인들이다. 이제 유튜버까지 나서서 중국의 미래를 예측한다. 이들의 뇌리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처럼, 언젠가는 중국이 망해야 한다는 희망이 깔려 있다. 물론 내일 당장 중국이 붕괴할지 장담 못 한다. 문제는 중국이 붕괴하면 한국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생각지도 않는 데에 있다.

김정은(중앙)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좌)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우)(사진=신화통신) ©열린뉴스통신
김정은(중앙)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좌)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우)(사진=신화통신) ©ONA

중국이 붕괴한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좋은가? 중국변란으로 인해 중국의 피난민이 제주도를 가득 채우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손을 털고 들어올지도 모른다. 수출 1위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붕괴하여 수출물량의 1/3이 갈 곳을 잃어버린다. 관광 대국의 한국은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도대체 왜 중국이 망하기를 바라는가? 동아시아의 양대 패권은 중·일간의 경쟁과 균형에서 비롯되었다. 중국이 붕괴하면 누구와 더불어 일본을 견제할 것인가? 어떻게 북한을 제어할 것인가? 어떻게 중·미간 실리를 취할 수 있는가? 트럼프가 G7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것도(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따지고 보면 중국 덕분이다.

중국은 민주가 없어도 발전할 수 있는 제도를 중국 특색사회주의라고 스스로 말한다. 서구는 이를 국가자본주의라고 규정한다. 중국 특색사회주의를 중국 특색자본주의라 규정해도 별 무리가 없다. 어쨌든 중국의 특색은 국유와 소유의 혼합, 국영과 민영의 혼합, 다당합작제도와 공산당 영도에 있다. 자연적 자원과 중요한 생산 수단은 모두 국유다. 사용 및 경영의 일부는 민간이 운영한다. 이는 국가자본주의와 서구자본주의의 가장 큰 차이다. 중국은 과거 40년 동안 줄곧 국유와 사유 간 문제에 있어서, 때로는 긴박하게 때로는 느리게, 풀었다 조였다를 시대 상황에 맞게 처리해 왔다.

또 다른 특색은 당관당치다. 당이 관리하고 통치한다.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당정 관료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취하였고, 관료의 부패는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항상 있었다. 지금도 민원의 대상이 되고 누적되고 있다. 2010년만 해도 중국의 빈부 차이는 미국보다 더 컸으며, 거의 라틴 아메리카의 수준에 이르렀다. 시진핑 집권 후에는, 자신이 정점으로 있는 공산당에 더 큰 권력을 부여했다. 부패와의 전면 전쟁을 벌였다. 호랑이든 파리든 때려잡아 150만 명의 간부를 이미 처벌했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공산당원은 독일 인구보다 많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대내외적인 불안정한 요인들이 어느 정도 그 취약점과 문제를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적 요인에 의한 중국의 붕괴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파도가 인다고 풍랑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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